October 26, 2012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주말 아침. 의자를 창 쪽으로 돌리고, 고개는 약간 기울인 채 EBtG를 듣는다. 한강 다리를 건널까, 어제 빌린 백년의 고독을 읽을까, 아니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을 누군가에게 전화를 할까. 봄 창문 너머로 가을이 보인다. 나를 잘 안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머무르는 찰나의 두려움과 이어지는 미지근한 나의 사랑.

 날것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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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0 10:42


 변함없는 사람들과 맥주를 마셨다. 한강 옆 다리 밑. 바람과 강아지와 휴지 등등이 어우러진 자리였다. 매일 마시는 술이 무엇 특별하겠느냐만은, 강이었다. 강.

 나는 꼭 물가에 살아야지.
 양수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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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01:36

October 20, 2012

 '말이 오해될 때가 아니라 침묵이 이해되지 못할 때 인간관계의 비극은 시작된다'고 누군가가 그랬다.
 침묵을 견디지 못해 말을 흩뿌리는 상대의 입을 멍하게 보고 있노라니, 어쩐지 캐스터네츠가 생각났다.

 마음이 열기구마냥 표류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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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2 00:24

past

과거 여러 곳에 끄적였던 글들을 옮기려 한다.
과거는 과거, 그리하여 마침내 과거 아니겠는가.

October 17, 2012

 친구와 '꿈'에 대하여 이야기.

- 목표를 꿈으로 표현하여선 안 된다는 생각에 동의
우리: 라오스에 게스트하우스를 연다거나, 홍대 구석 작은 카페의 주인이 되는 것은 목표일 뿐 꿈이 될 수 없다.

- 꿈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발견
나: 꿈은 불가능을 전제로 하나, 그럼에도 추구하고 이루어야 한다.
친구: 꿈은 이루어지지 못할 때 비로소 아름답게 승화된다.

- 서로의 꿈에 대하여 납득
나: 결혼, 우주, 영생.
친구: 無.

in a golden cage


on a winter's day
alone

October 1, 2012

유배

.. 1411년 일본 왕이 조선 태종에게 큰 선물을 바쳤다. 당시 조선 땅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코끼리였다. 신기한 코끼리를 구경하며 놀리던 이우라는 관리가 그만 코끼리 발에 밟혀 목숨을 잃었다. '범인' 코끼리를 피고인 삼아 재판이 열렸다. 살인을 했으니 사형감이었지만 일본 왕의 선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내려진 벌은 귀양살이. 코끼리는 전라도의 한 섬에서 유배생활을 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