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9, 2012

and so on

말도 많고 말도 많던 지젝 강연에 다녀왔다.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늦었지만 기록을 남긴다. 이하 지젝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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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시스템을 주장하는 사람이 없다. 상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당신은 자본주의가 없는 사회를 상상할 수 있는가? 지구와 우주의 멸망은 상상하면서.
대안에 대한 사람들의 상상을 막는 중국. 시간여행에 대한 언급조차 통제한다고 한다. 그들은 대안적 세계, 사고를 두려워한다.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침투하고 있는가. 자선활동이나 유기농식품도 이데올로기다.
우리는 기분이 좋기 때문에 유기농 사과를 산다. 환경 파괴를 저렴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지구에 기여했다는 기분을 위해서. 아프리카에 돈을 보내고 아이의 사진을 받는 등의 행위는 간편한 출구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의 생활을 바꿀 필요가 없는 쉬운 방법.
신문이나 캔을 재활용하는 행위는 본질을 은폐한다. 재활용이 지구 환경 파괴를 막지는 않는다.
스타벅스의 커피를 구입 시 (공정무역을 통해 커피농가에게) 좋은 일을 한다는 위안을 주는 현상, 죄책감을 덜게 한다.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계획도.

왜 불가능한 꿈을 꾸냐고 묻는 회의주의자들, 우리가 상상했던 거의 모든 것들은 현실화가 되어 있다. 모든 것이 기술로 가능한 시대다. 장기도 인공으로 교체하는데 혁명이 불가능하겠는가?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우리의 지적 공간의 구조를 말하고, 우리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고의 구조를 만든 게 바로 이데올로기다.

위기가 큰 힘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데올로기는 실질적 문제를 거짓된 방법으로 접근한다.

우리는 급진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공산주의는 아래로부터 올라간다. 만약 도래한다면 의도치 않은 결과물.
자본주의는 점차 민주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고, 사람들은 공산주의를 욕망하지만 원하지 않는다.

역사가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우리를 이행시키진 않는다. 역사가 자발적으로 간다면 재앙으로 간다.

날 이용하라.

사람들은 자신의 커리어가 위협받지 않는 범위 내의 전복을 희망하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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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해두었던 내용의 일부다. '최근의 섹스는 각자의 마스터베이션'이란 발언도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그가 강연 중 가장 많이 했던 말은 'and so on, and so on' 이었다.

dance dance dance



July 16, 2012

흐린 방 the Cloudium

이기봉 전에 대한 느낌을 남기려 하였으나 막상 쓰려니 쉽지 않다. 전시 기획자, 미술평론가, 작가와의 대담회에 참여하여 여러 이야기를 와구와구 들은 것이 문제였을까.

생성에서 소멸로, 그 과정 중 일어나는 불규칙적인-그리고 필연적인- 변화를 거품과 레이저로 표현한 작품을 소장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욕망조차 거품과도 같은 것. 실체 없이 내면의 공간만 점유하다 언젠가 터져버리겠지. 소멸하는 순간조차 인지하지 못하겠지.

다행인가?

덧붙여, 조어인 'cloudium'이란 단어가 마음에 든다. 이것 또한 작가의 작품으로 인정받아 마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