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9, 2013

항성

치열했던 1년이었다. 어제 내렸다는 첫 눈도 보지 못했을 만큼. 늘 열심히 했고, 온통 지쳐 있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때면 난 더욱 긴장했다. 좋은 결과가 최선의 결과인지, 더하여 최고의 결과인지 알고 싶어 나를 갉았다. 그러다 쓰러질 때쯤 병원 내 양대 인기 과로부터 구애를 받았다. 지원해주길 바란다, 꼭 와주면 좋겠다는 말을 들으며 천하게 기뻐했다. 바닥까지 흔들렸다. 시선이 어지러웠다.

나는 흉부외과에 지원하였다. 이것은 가까이서, 그리고 멀리서 보고 있을 너와 너희를 향한 나의 대답. 온갖 비판과 만류, 회유는 견딜 수 있었으나 '후회할 것'이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었을 땐 늑간이 쑤셨다. 물론 가끔 하겠지. 하지만 다른 선택을 하면 더 자주 하겠지.

사람 안에도 우주가 있다는 진부한 말을 믿는다. 고개 숙여 수술하며 별을 보고 고개 들어 퇴근하며 별을 볼 테다. 삶으로 말할 테다. 꿈만 좇는다고, 꿈이기에 좇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