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17, 2013

last chance to see

난 일본인 가이드에게 물었다.
"그럼 이 건물은 원래 것이 아닌가요?"
"아니, 맞아요. 원래 것이고말고요."
가이드는 내 질문에 꽤 놀라며 대답했다.
"하지만 타버렸다면서요?"
"맞아요."
"두 번이나요."
"여러 번이죠."
"그리고 새로 지었다고요?"
"네. 금각사는 소중한 역사적 건물이죠."
"완전히 새로운 재료로 지었고요."
"당연하죠. 다 타버렸으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이게 예전과 같은 건물이라는 건가요?"
"이건 늘 같은 건물이죠."
사실 가이드의 시각이 좀 뜻밖의 전제에서 나왔다 뿐이지 훨씬 더 이성적 관점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건물의 핵심이자 불변인 요소는 개념과 의도, 설계이다. 건물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은 원래 건물을 지은 이의 의도이다. 처음 지었을 때 들어간 목재는 썩게 마련이고 필요하면 교체된다. 지을 당시에 썼던 재료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과거에 대한 감상적인 추억에 매달리는 것으로 건물 자체는 보지 못하는 행위이다.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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