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2, 2011

어느 개의 죽음 (Sur La Mort D'un Chien)

 최근 장 그르니에(Jean Grenier)에게 푹 빠져 있다.


53 / 자연의 맹목의 법칙이 갖는 한계

 "신은 그의 비할 바 없는 지성으로 자연의 법칙을 만들었읍니다. 그에게 끊임없이 기적을 만들어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로 하여금 스스로의 행위를 취소하게 하는 셈이 될 것입니다." 어떤 사제가 오늘 나에게 한 말이다.
 "알겠읍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연의 맹목의 법칙에 매어 있다면 전능하고 선한 것이 대체 무슨 소용에 닿는 것입니까? 아스클레피오스 Asclepios 에게서 기적적인 치유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그러나 그도 에피도로스 Epidauros 에서 그런 치유를 베푼 것 같긴 합니다만) 신이나 모세에게서도 기대할 수 없을까요?" -p98


 누런 책 귀퉁이가 접힌 자국을 보며 기분이 묘했다. 사반세기 전에 누군가가 읽었던 흔적을 더듬으며 그는 이 곳에서 어떤 사람이었고,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생각하기도 했다.

 역자 김정란의 글 일부도 옮긴다.

 사색의 끝은 분명히 신(神)일 것이다. 그러나 철학자의 신은 현현하지 않는다. 찾는 자들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 명상 자체가 이미 그 여행의 모든 의미인 것을. -v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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