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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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락한 신전을 떠올리며 걷는다. 눈은 가혹하고, 그만큼 외설적이다. 더듬으려 앞으로 뻗은 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뒤를 돌아본다. 발자국이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이 곳에 그가 남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등대가 필요한 땅이군.

 목소리조차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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