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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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에이터 사이로 물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낡고 더러운 커튼, 먼지 쌓인 책상, 방을 가로지르는 빨랫줄 사이로 잠글 수 없는 문이 놓여 있다. 녹슨 라디에이터 속 뜨거운 물이 그의 혈액이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며 더듬어 신을 찾는다.

-오늘도 입김이 나.
-무슨 말이야?
-연락은?
-직접 가봐.

도피한지 몇 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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